오늘 아침,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유난히 따뜻했어요. 어제까지만 해도 흐리고 쌀쌀했던 날씨였는데 오늘은 왠지 봄 끝자락 같기도 하고, 초여름 초입 같기도 한 그런 기분이었죠.
별 계획도 없었지만 햇살이 너무 좋아서 괜히 바람 좀 쐬고 싶더라고요. 슬리퍼 질질 끌고 집 근처 산책로나 나갔는데 그냥 걷기만 했는데도 기분이 묘하게 가벼워졌어요.
햇살 하나에 이렇게까지 위로받을 수 있다니, 참 사람 마음도 간단하면서도 섬세한 것 같아요.
걷다가 잠깐 멈춰서 하늘을 올려다봤어요. 투명한 하늘에 구름 몇 점 떠 있고 그 아래 내가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감사하게 느껴졌어요.
주변엔 산책 나온 강아지들, 모처럼 손잡고 걷는 커플, 이어폰 끼고 혼자 걷는 사람들까지. 모두가 나름의 이유로 이 햇살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어요.
저마다 다른 마음을 품고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더라고요.
집에 돌아와서는 햇살 가득한 창가에 앉아 차 한 잔 내려 마셨어요. 밖에서 받았던 따뜻함이 내 마음까지 스며드는 기분이었어요.
가끔은, 이유 없이 좋은 날이 있잖아요.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. 햇살 하나에, 마음까지 정화되는 날.
괜히 밖에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.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하루였어요.